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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잡스 리더십을 버리고 더 큰 성공을 얻다 by radiobook

"2015년 3월, 10억 원 투자를 받은 뒤 2016년 6월 다시 20억 원 투자 유치에 성공했어요. 투자가 확정됐다는 벤처캐피털(VC)의 전화를 받고 이 소식을 회사에 공유했는데 아무도 좋아하는 사람이 없는 거예요. 저는 들떠 있는데 곳곳에서 한숨 소리만 들리고. 이때 충격은 너무 커서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예요. 그리고 이 사건이 저의 사업 철학을 완전히 바꾼 계기가 됐어요. - 노대영 집꾸미기 대표"

노대영 집꾸미기 대표는 대학생이던 2006년 '후플'이라는 서비스로 처음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의류와 파티 플래닝 사업을 경험했고 2012년 집꾸미기를 창업했다. 2014년 출시한 애플리케이션 '집꾸미기'는 셀프 인테리어에서 인테리어 B2B 시공, PB 제품 사업으로 영역을 확대 중이다. 집꾸미기는 2018년 12월 기준 총 110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고 2018년 9월 기준 누적 거래액 500억 원을 돌파했다.

노대영 집꾸미기 대표


20억 원 투자 확정 소식을 공유했을 때 한숨 소리만 들렸다고 했는데 당시 상황을 자세히 말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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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에서 투자 확정 전화를 받고 기쁜 마음으로 소식을 전했어요. 하지만 얘기한 대로 아무도 저처럼 기뻐하지 않더라고요. 당시 팀원이 20여 명 정도였는데 다들 너무나 무덤덤하고, 몇 명은 크게 한숨을 쉬고 있고. 예상 밖의 반응에 조금 당황했었어요. 제 입장에서 더 충격은 이날 저녁 회식자리였어요. 좋은 소식이 있었던 날인만큼 모두가 신나게 축배를 들며 축하하고, 축하받고 싶었어요. 2차, 3차 달리면서 진하게 술도 마시고 으쌰 으쌰도 하고. 

그런데 회식 자리에서 아무도 술을 안 마시는 거예요. 술을 권해도 거절만 하고. 어떻게 해도 분위기는 안 살고. 그러다 팀원 모두 1차가 끝나기 전에 자리를 떠났어요. 술자리에 남아 있는 사람은 저를 포함한 초기 멤버뿐이더라고요. 이때 정말 실감했어요. 내 꿈과 직원들의 꿈이 완전히 다르다는걸. 그동안 내가 주인인 왕국을 건설해왔다는걸. 이대로는 장기적 관점에서 회사가 성장할 수 없겠다고 생각했고 제가 바뀌지 않으면 안된다고 뼈저리게 느꼈어요.

집꾸미기 앱 이미지


스타트업이 투자를 받는 건 매우 큰 의미입니다. 회사의 성공을 직원들이 왜 함께 기뻐하지 않은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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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억 원 투자를 받게 됐다는 소식을 전했을 때 팀원들 반응은 말로는 표현 안 해도 ‘또 시작이구나, 또 얼마나 쪼을까?’였던 거 같아요. 그때는 정말 앞만 보고 달리는 경주마처럼 KPI만 보고 뛰었어요. 어떻게든 매출 KPI를 맞추기 위해 제가 모든 일에 간여하고 팀원들에게 성과를 독려했어요. 이 과정에서 지나친 마이크로 매니징을 했고 이런 행동이 팀원들을 지치게 했던 거 같아요. ‘10억 원 투자받고 그렇게 힘들었는데, 20억 원 투자를 받았으니 얼마나 더 힘들까’ 뭐 이런 생각을 하지 않았나 싶어요. 


어떻게, 어느 정도로 마이크로 매니징을 했나요. 예를 들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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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팀 일에 지나치게 간여했었어요. 당시 디자인팀 결과물이 종종 제 마음에 안 들었어요. 조금만 둘러보면 참고할 만한 우수한 서비스가 많은데 왜 우리 서비스는 그런 디자인을 못 따라갈까, 이런 불만이 있었어요. 그래서 1년 동안 유튜브에서 포토샵과 일러스트 강의를 보고 독학으로 툴을 배웠어요. 그리고 툴에 익숙해지면서 하나하나 제가 간섭을 하기 시작했죠.

디자인팀이 다른 좋은 서비스를 제대로 모니터링하지 않는다는 생각에 아예 업무 시간에 해야 할 일을 제가 정해줬어요. 출근 후 오전 시간에는 제가 정한 사이트를 둘러보고 오후에 모니터링 내용을 토의하고 이후에 서비스에 적용하는 식이었어요. SNS 콘텐츠팀에는 어절과 음절에 대한 논문을 읽고 어절과 음절을 따른 독자 반응을 고려한 콘텐츠 포스팅을 요구했어요. 이런 식으로 모든 분야에 제가 직접 개입해 작은 거 하나하나까지 지시하고 확인했어요. 

집꾸미기 페이스북 페이지


직접 모든 사안에 개입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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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관적인 지표로 성과가 증명된 건 별로 없었어요. 그냥 제가 원하는 대로 하니까 제 눈에는 좋아 보이고, 그래서 스스로는 좋아졌다고 느꼈던 거죠. 하지만 착각이었어요. 전문지식과 경험이 없는 제가 실무자를 두고 모든 결정을 하다 보니 상황에 따라 결정이 오락가락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당연히 팀원들도 혼란스러워했고요. 무엇보다 대표가 모든 결정을 다 하다 보니 실무자 입장에서는 일하는 재미도 없고 자존감도 떨어질 수밖에 없었죠. 자연히 퇴사자가 계속 발생했고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서 다들 지쳐갔던 거 같아요.


왜 이렇게 마이크로 매니징을 한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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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스티브 잡스 전기를 정말 인상 깊게 읽었어요. 수십 번을 봤는데 모든 CEO가 잡스 같아야 하는 줄 알았어요. 모든 걸 다 알고, 모든 일을 컨트롤하고, 모든 결정을 내리는 히어로가 돼야 한다고 착각했던 거 같아요. 다른 사업가의 글과 인터뷰 기사에서도 비슷한 내용을 많이 접했고요.

지금 돌이켜보면 사업이란 과정을 너무 짧게 본 것도 커요. 육상에 비유하면 마라톤인데 100M 달리기로 생각한 거죠. 5년이면 5년, 이렇게 기간을 잡고 그 안에 상장이든 엑시트(Exit)든 결론을 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무슨 일이든 계획대로 되기 힘들고 스타트업은 더욱 그렇잖아요. 처음부터 무리한 계획을 세우고 그 계획만 보고 달리다 보니 매번 전력질주를 해야 했어요. 그러다 보니 단기 목표에 집착하게 되고 직원을 압박하면서 목표를 맞추려고 했던 거 같아요.

사실 첫 투자를 받기 전에는 이런 식으로 경영하지는 않았어요. 첫 투자를 받고 나니 책임감이 너무 크게 다가왔어요. 저를 믿고 지지해준 투자자와의 약속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부담이 너무 컸어요.

결론적으로 경험이 많이 부족했던 거 같아요. 

(후략)

2014년 당시 집꾸미기 멤버들 모습

투자 소식을 알린 후 팀의 반응을 확인하고 어떤 결론을 내렸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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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이 뭔지, 대표는 어때야 하는지, 정말 많은 고민을 했어요. 주변에 잘되는 기업을 살펴보고 나름대로 원인을 분석했어요. 잘되는 기업은 밖으로는 매출 기반으로 성장한 거 같지만 안을 살펴보면 같이 일하는 사람의 인격을 존중하는 문화가 토대가 됐다는 결론을 내렸어요.

그러다 보니 제가 사업을 한 이유가 생각나더라고요. 저는 누군가에게 간섭받지 않고 주도적으로 일하고 싶어 창업을 했거든요. 제가 간섭받고 싶지 않으면 당연히 남도 그럴 텐데, 저는 마이크로 매니징을 하고 있었던 거죠. 누군가의 일에 지나치게 간섭을 하면 그 사람의 인격을 무시하는 거고 그 사람의 인생을 부당하게 침해하는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창업은 100M 달리기가 아니고 마라톤인데 기존 방식으로는 절대 멀리 갈 수 없다는 건 확실했어요. 100M 선수는 마라톤 선수보다 은퇴가 빠르잖아요. 계속 100M 선수처럼 달리면 레이스를 남기고 은퇴를 할 수밖에 없을 거란 위기감이 들었어요. ‘같이 일하는 사람의 인격을 존중해야 함께 갈 수 있고, 나와 같이 가고 싶은 사람이 많아야 회사가 성장한다, 그러려면 내가 당장 바뀌어야 한다’고 결론 내렸어요.


결론을 내리고 어떻게 변했나요. 구체적 변화를 말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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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먼저 마이크로 매니징을 그만뒀어요. 거의 모든 부분에서 저의 권한을 내려놨어요. 대표가 가진 권한을 직원과 나누고 모두가 스스로 권한을 갖고 일하는 문화를 만들었어요.

매출 기반 KPI도 없앴어요. 

(중략)

집꾸미기 스토어


한창 더 성장해야 하는 스타트업인데 매출 기반 KPI를 내려놓으면서 불안하지 않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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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략)


각 팀에서는 어떻게 KPI를 세팅하고 이를 실행하나요. 변화에 대한 팀원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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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팀의 리더가 팀의 목표와 여건에 맞게 KPI를 정해요. 

(중략)

사실 대기업과 비교하면 스타트업의 처우나 복지는 떨어질 수밖에 없잖아요. 그럼에도 좋은 분들이 스타트업에 다니는 건 권한과 유연함을 가지고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해요. 집꾸미기 팀 리더는 KPI를 스스로 잡고 가장 효율적인 방법을 고민해 이를 실행할 수 있는 권한이 있어요. 채용과 평가, 보상에 대한 권한도 모두 팀 리더에게 있죠. 팀원은 팀이 정한 방법 안에서 최대한 자유도를 가지고 이를 수행할 권한이 있고요. 

이런 변화에 회사를 싫어하던 분들이 조금씩 달라지는 게 느껴졌어요. 알아서 주말에 출근해 업무를 하는 분, 꼭 일을 하지 않아도 자신의 시간을 회사 안에서 보내는 분도 생겼고요. 제가 과도하게 가졌던 권한을 나눈 것뿐인데 구성원들은 ‘회사가 나를 인정하고 있다. 이 회사에서 내가 성장하고 있다’라고 받아들이더라고요.

집꾸미기 스튜디오 모습


권한을 내려놓고 매출 KPI를 없앤 결과는 어땠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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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마이크로 매니징을 내려놓고 권한을 나눈 후 9개월 동안 매출은 이전 대비 5배 성장했어요. 매출이 급격히 성장한 건 무엇보다 팀원들의 아이디어를 반영한 덕분이에요. 직접 KPI를 세우면서...

(중략)

무엇보다 30%에 달했던 퇴사율이 2017년에는 5% 이하로 떨어졌어요.


혹 각 팀이 자율적으로 정한 KPI를 맞추지 못하면 어떻게 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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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꾸미기가 진출한 셀프 인테리어 시장은 새로운 산업이에요. 기존 산업 기준으로 보면 안된다고 생각해요. 

(중략)

5배의 매출 증가도 이런 작은 실패를 함께 극복하며 만든 성과기도 하고요.


대표님의 역할은 어떻게 변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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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역할은 매번 달라요. 저를 비롯해 경영진은 이슈가 있는 팀을 지원하는 일을 하고 있어요. 이전처럼 제가 주도하는 게 아니라 말 그대로 제가 도울 수 있는 일에 산발적으로 투입되는 일종의 스텝으로 일하고 있죠.(웃음)

이전에는 회사에 이슈가 생기면 저를 비롯한 경영진이 해법을 찾았는데 지금은 각 팀에서 해결책을 찾고 경영진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데 집중하고 있어요. 경영진의 KPI도 바뀌었는데 이전에는 오직 매출이었다면 지금은 ‘회사에서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게 하는 것’이에요. 모두가 웃으며 일하는 회사를 만드는 게 제 주요 업무이자 역할이 된 거죠.

노대영 집꾸미기 대표(왼쪽)와 신영섭 집꾸미기 최고운영책임자



대표님이 변한 만큼 대표님에 대한 직원들의 평가도 변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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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보다는 훨씬 저를 좋아하는 거 같아요.(웃음) 이제는 제가 요구하지 않아도 제 문제를 자기 일처럼 함께 고민하는 분이 많아요. 비단 회사 일만이 아니라 제 개인적인 고민도 잘 들어주고 같이 방법을 찾으려고 해요. 이전에는 외롭다는 느낌이 많이 들었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아서 행복해요.


마이크로 매니징을 내려놓지 않았다면 어떻게 됐을까요. 새로운 기업문화를 만들면서 얻은 사업의 기술은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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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략)


**이 콘텐츠는 책 <성공력 : 마흔 전에 성공한 사람들의 16가지 사업의 기술>에서 발췌했습니다. 인터뷰 원문은 책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성공력>은 성공한 젊은 사업가 16인의 사업의 기술을 담은 인터뷰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