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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의 길목을 읽고 태풍의 눈으로 뛰어들다 by radiobook

"제가 처음으로 성공하는 시장에 진입한 건 오픈서베이를 시작한 바로 그 순간이었어요. 똑같은 비즈니스를 동일한 멤버들과 함께 한다고 해도 언제 시작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엄청나게 다를 수 있다는 걸 오픈서베이를 통해 실감할 수 있었죠. 주요 산업에는 큰 흐름이 있고 변화의 초입에 들어가는 게 성공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걸 알게 됐어요.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운 좋게도 오픈서베이를 시작할 때가 바로 그 변화의 초입이었고 덕분에 첫 창업에 성공할 수 있었어요. 이때의 경험으로 두 번째 창업도 빠르게 새로운 시장에 진입할 수 있었어요. - 김동호 한국신용데이터 대표"

김동호 한국신용데이터 대표는 2011년 모바일 리서치 서비스 '오픈서베이'로 첫 사업을 시작했다. 오픈서베이는 소프트뱅크벤처스 등에서 총 60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현재 연간 1,500여 개의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으며 국내 시장점유율은 80%에 이른다. 한국신용데이터는 김 대표의 두 번째 창업 회사로 2016년 4월에 설립됐다. 오프라인 상점을 위한 경영관리핀테크 솔루션 '캐시노트'는 2018년 12월 현재 약 15만여 개 매장에서 사용 중이다. 한국신용데이터는 카카오와 신한카드, KT 등에서 총 70억 원 투자를 유치했다.

김동호 한국신용데이터 대표

오픈서베이 창업으로 성공하는 시장에 진입했다고 했는데 창업을 한 계기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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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첫 창업은 반쯤은 우발적이었어요. 아이폰이 나오고 막 모바일 생태계가 생기던 2009~2010년에 병역 특례 중이었는데 그때는 복무가 끝나면 좋은 기업에 취업하는 게 목표였어요. 당시 저에게는 창업이라는 게 솔직히 와닿는 얘기는 아니었어요. 그러다 2010년 하반기 소셜커머스 붐이 일었어요. 

​티켓몬스터가 혜성같이 나타나 단기간에 월 거래액 100억 원을 넘어서고 어느 순간 직원도 몇백 명이 되는 거예요. 티켓몬스터 창업자 신현성 대표는 저와 나이 차이도 별로 안 나고요. ‘이게 말이 돼?’ 이런 놀람이 어느새 ‘나도 할 수 있는 거 아니야?’라는 생각으로 변했어요. 한 마디로 세계관이 바뀐 거죠. 대체 복무가 끝난 2011년, 몇 가지 아이디어를 가지고 친구 2명을 만나 모바일 창업을 제의했어요. 이 친구들이 동의하면서 사업이 시작됐죠.


​오픈서베이를 시작한 때가 거대한 변화의 초입이라고 했는데당시 상황이 어땠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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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는 스마트폰 가입자가 폭발적으로 성장하던 시기였어요. ‘스마트폰 가입자 XXX만 명 돌파’ 이런 기사가 매달 나왔어요. 저희가 창업을 했을 때 스마트폰 가입자가 800만 명이었는데 한 달 후에 900만 명이 됐죠. 생각해보면 2000년대 초반에 나온 초고속인터넷 서비스가 전 국민적으로 확산되는데 거의 10년이 넘게 걸렸는데 스마트폰은 3~4년밖에 걸리지 않았어요. 이런 빠른 변화는 살면서 경험하기 힘들 거든요.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한 모바일 생태계에 밀물이 들어오고 있다는 걸 느꼈죠. 

오픈서베이 창업 초기인 2012년 당시 김동호 대표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던 시기 빠르게 시장에 진입했습니다. 사업은 순조롭게 진행됐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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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2월 법인을 설립하고 그해 여름까지 한 마디로 갈팡질팡했어요. 사실 그때까지 팀의 주력 서비스를 정하지 못했어요. 모바일 리서치와 중고거래 서비스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하지 못해 팀을 나눠 두 서비스를 모두 개발했어요. 부족한 자원을 한곳에 집중해도 될까 말까인데 반으로 나누니 뭐하나 제대로 되지 않았죠. 그러던 중 지인을 통해 신현성 티켓몬스터 대표를 만나게 됐어요. 당시 신 대표는 회사를 리빙소셜에 매각한 직후였는데 선뜻 엔젤투자자가 돼 줬어요.

​아무것도 모르는 애들이 창업해서 고생하는 모습이 자기가 처음 티켓몬스터를 시작한 거랑 비슷해 응원해주고 싶었던 거 같아요. 그때 신 대표가 한 말이 “모바일 리서치와 중고거래 중에 뭐가 잘 될지는 나도 모르겠지만, 둘 다 하면 안될 거 같아요”였어요. 내부적으로도 2개의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게 무리라고 느끼던 터라 그제야 오픈서

베이에 집중하는 걸로 결정했어요. 그 결정을 하면서도 내부에서는 중고거래 서비스를 ‘포기한다’라는 말 대신 잠시 ‘중단한다’라고 얘기했어요.(웃음)

왜 모바일 리서치 서비스였나요. 어떤 시장 가능성을 본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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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장은 반드시 온다고 믿었어요. 인터넷이 보급되면서 온라인 리서치 시장이 열렸죠. 인터넷 대중화 전에는 전화, 그전에는 대면이나 우편이 수단이었어요. 전 국민 대다수가 스마트폰을 쓰는 세상인데 모바일로 수단이 이동하는 건 너무나 당연하잖아요. 아직 모바일 리서치 시장에 진입한 기업이 전혀 없다는 것도 큰 기회였고요. 당시 고민은 시장에 기회가 있느냐, 없느냐가 아니라 ‘이 기회를 내가 잡을 수 있을까’였어요. 리서치 업계 경험이 있는 것도 아니고 넉넉한 자본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으니까요. 그래도 결과적으로 시장에 안착한 건 빨리 시장에 들어갔기 때문이에요. 6개월만 늦었어도 시장 판도가 달라졌을 거라고 생각해요.


오픈서베이가 성장한 계기는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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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서베이 앱이 나온 게 2011년 12월이에요. 처음에는 반응이 전혀 없었어요. 저희의 강점은 빠르고 저렴하다는 건데 이 점이 잘 드러나지 않았어요. 사실 의뢰사 입장에서는 몇천만 원이라는 큰돈을 주고 리서치를 하는 건데 싸다고 신뢰도 없는 신생 업체를 쓸 수는 없는 거였어요. 그러다 2012년 2월 SBS 뉴스 의뢰로 오픈서베이 리서치 결과가 공중파에 나가게 됐어요.

​방송 뉴스 특성상 이슈가 발생한 날 빠르게 설문을 완료하고 그 결과를 리포트에 반영해야 하는데 기존 업체로는 이런 빠른 진행이 불가능했어요. SBS에서 어떻게 오픈서베이 얘기를 듣고 혹시나 해서 맡겨봤는데 저희가 이 설문을 잘 수행한 거죠. 이걸 계기로 브랜드 인지도를 쌓을 수 있었고 이후 조금씩 프로젝트 의뢰가 늘면서 자리를 잡을 수 있었어요.

오픈서베이가 참여한 SBS 뉴스 설문(출처:SBS 뉴스 화면 캡처)



시장 초기에 진입한 것이 어떤 강점이 됐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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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략)

자본력 있는 기존 리서치 기업들은 시장 변화에 어떻게 대응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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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리서치 회사들은 한동안 모바일 리서치에 관심을 두지 않았어요. 이들은 대표성이 낮고 결과가 정확하지 않다는 이유로 모바일 리서치를 무시했죠. 한 마디로 전 국민을 상대로 한 조사를 수행하기에는 스마트폰 사용자가 충분하지 않다는 말이었어요.

그러다 오픈서베이가 시장에 나온 지 2년 후에야 기존 리서치 업체들도 모바일 리서치에 대응하기 시작했어요. 그 사이 전 국민이 스마트폰 사용자가 됐고, 특히 20~50대에서는 대표성에 문제가 없을 정도가 된 거죠. 결국, 시간의 문제였고 뒤늦게 들어온 기존 업체들 은 모바일 리서치 프로젝트 수행 경험에서 오픈서베이와 엄청난 격차가 있었어요. 이미 한발 늦은 거였죠.

이들이 시장에 진입했을 때 위기는 없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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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업체들이 시장에 들어온다고 했을 때 크게 긴장하지 않았던 거 같아요. 오히려 시장이 더 커질 기회라고 여겼어요. 그동안 모바일 리서치의 신뢰성을 부정하던 기업들이 들어오면서 시장을 바라보던 일부의 의구심이 해소되는 효과가 있었으니까요. 저희가 내세운 오픈서베이 강점이... 

(중략)

이런 차이 덕분에 기존 업체 진입에도 오픈서베이는 큰 위기 없이 꾸준히 성장할 수 있었어요.

2014년 10월 오픈서베이가 주최한 클라이언트데이에서 발표 중인 김동호 대표(출처:오픈서베이 홈페이지)


오픈서베이를 떠나 다시 한국신용데이터를 창업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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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월, 오픈서베이의 주주 및 비상근 이사로 남기로 하고 대표이사에서 물러났어요. 오픈서베이를 창업하고 5년간 앞만 보고 달린터라 한동안은 휴식을 취하고 싶었어요. 충분히 쉰 후에 관심 분야를 좁혀 새롭게 창업할 계획이었죠. 하지만 생각대로 되지 않았어요. 오픈서베이 대표를 그만둔 지 석 달 만인 2016년 4월 한국신용데이터를 설립했고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어요.

한동안 휴식을 취할 계획이었는데 바로 두 번째 창업을 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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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말부터 국내에 개인 간 거래(P2P) 금융회사가 다수 등장했어요. 2014년 미국의 대표적 P2P 대출업체 ‘렌딩클럽’의 상장 성공이 국내에도 P2P 금융기업 열풍을 가져온 거죠. 마치 그루폰이 상장에 성공한 뒤 국내에 소셜커머스 바람이 분 것처럼 말이에요. P2P를 필두로 한 핀테크 기업이 등장하면서 국내 금융산업도 변화의 초입에 들어서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스마트폰 등장이 산업 구조 전반을 크게 흔들었는데, 금융은 가장 보수적인 산업이라 변화를 체감하기 어려웠어요. 금융산업에 변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는 생각이 들자 더는 지체하면 안될 거 같았어요. 스마트폰 보급 초기에 시장에 진입해 성공을 만든 오픈서베이처럼, 금융산업 변화를 체감한 2016년 봄에 바로 시작해야 늦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 거죠. 이런 이유로 석 달도 채 쉬지 못하고 바로 두 번째 창업에 나섰어요.

한국신용데이터 홈페이지 메인 화면

한국신용데이터를 창업하고 내놓은 ‘캐시노트’는 오프라인 사업자 대상 핀테크 서비스입니다. 왜 한국신용데이터의 금융 혁신이 오프라인 사업자 대상이었던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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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소비자 대상 금융 서비스는 어느 정도 혁신이 있었지만, 사업자 대상 영역은 큰 발전이 없었어요. 중소사업자는 스마트폰 이후 정보기술 발전의 혜택을 그다지 받지 못한 셈이죠. 한 가지 예를 들면 중소사업자가 은행에서 대출을 받으려면 서로 다른 기관 웹사이트에서 출력 후 제출해야 하는 서류가 8장이나 필요해요. 심지어 그 서류를 은행에 내면 행원이 종이에 적힌 숫자를 다시 시스템에 일일이 손으로 입력해야 하고요. 개인은 주민등록증만 가져가면 신용 등 정보 조회가 한 번에 끝나는데 말이죠.

​뿐만 아니라, 카드 결제가 보편화된 국내시장 특성상 중소사업자 대부분이 오늘 얼마를 벌었는지는 아는데, 이 돈이 언제 얼마나 정산돼 들어올지는 잘 몰라요. 8개가 넘는 카드사마다 정산 주기와 수수료가 다 다르고 정산 과정에서 전표 매입 혹은 입금이 제때 이뤄지지 않는 경우도 종종 있거든요. 사장님 입장에서는 오늘, 내일, 모레 돈이 얼마나 들어오는지 알아야 자금 계획을 세울 수 있는데 정보를 일일이 확인하려면 너무 번거로워 잘 안 하게 되는 거죠. 

이런 불편함은 사업자의 거래 정보가 충분히 전자화되어 있지 않고, 또 연결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생기는 불편함인데 한국신용데이터에서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 싶었어요. 중소사업자의 거래 정보를 전자화된 형태로 수집해, 개별 사업자에게 분석된 정보를 제공한다면 수요가 적지 않을 거라 생각했어요.


캐시노트는 중소사업자에게 어떤 정보를 주는지 간단히 설명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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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시노트는 카카오톡 기반 경영관리 서비스예요. 카카오톡에서 플러스친구를 맺으면 서비스를 바로 이용할 수 있어요. 중소사업자에게 매일 아침 카카오톡으로 등록된 사업장의 매출 분석 리포트를 제공해요. 전일 총매출과 재방문 고객 비중, 개별 카드사가 오늘 입금할 금액, 내일과 모레 정산 받을 카드대금, 새로 발행된 세금계산서 내역 등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보여주죠. 여기에 온라인상에 기록된 모든 매장 리뷰를 모아 제공해요. 매출 관리와 단골 분석, 입소문 리뷰 관리까지 가능한 거죠. 2019년 초에는 분석을 넘어, 가게 매출을 직접 신장시킬 수 있는 마케팅 기능까지 더해질 예정이예요. 

​캐시노트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별도 앱 설치 없이 카카오톡으로 편하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거예요. 중소사업자 상당수가 중장년층이고 이분들은 상대적으로 모바일 서비스가 익숙하지 않거든요. 이런 분들도 카카오톡은 이미 잘 사용하고 있어서 캐시노트도 큰 어려움이 없이 이용하세요. 덕분에 캐시노트 가입자 절반 이상이 40대 이상으로 모든 연령대에서 골고루 쓰이고 있어요. 

(후략)

카카오톡 대화창에서 서비스 되는 캐시노트(출처:캐시노트 홈페이지)



캐시노트가 영업조직도 없이 이런 빠른 성과를 내는 결정적 이유가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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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

위챗 총 사용시간의 20% 정도가 이 미니 프로그램에서 나올 정도예요. 카카오톡 지능형 API가 이 위챗 미니 프로그램과 같은 건데 카카오가 API를 오픈했을 때 거대한 변화가 시작됐다고 느꼈어요. 마치 오픈서베이를 처음 시작했을 때처럼요.

빠르게 카카오톡 지능형 API 활용한 서비스를 시작해서 얻은 구체적 이익은 뭔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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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략)

새로운 시장에 빨리 진입하려면 기회를 앞서 포착해야 하는데 이런 능력은 어떻게 키울 수 있나요. 대표님만의 사업의 기술이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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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략)

김동호 대표(왼쪽 첫 번째)와 한국신용데이터 팀원들


​**이 콘텐츠는 책 <성공력 : 마흔 전에 성공한 사람들의 16가지 사업의 기술>에서 발췌했습니다. 인터뷰 원문은 책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성공력>은 성공한 젊은 사업가 16인의 사업의 기술을 담은 인터뷰집입니다.